손오빠 | 2023.06.22. 21:56 | 글번호 1033
오늘은 수진이가 집을 나간지 나흘째 되는 날입니다. 나흘이라는 시간동안 수색이 익숙해 졌는지 자연스럽게 옷을 갈아입고 거리로 나갔습니다. 역시나 온동네를 뒤져도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더군요. 수 시간의 수색끝에 집에 돌아와 만보기 어플을 보니 2만보가 약간 안되게 걸어다녔네요. 더운날씨에 온몸은 땀밤벅이고 몸도 마음도 다 지쳤습니다. 밥 먹고 다시 나가자 라며 라면 물을 올리는 순간 창 밖으로 익숙한 실루엣이 보입니다. 수진이 였습니다. 곧 바로 나가 천천히 접근했습니다. 수진이는 나흘간의 바깥생활 중 많은 일을 치른 듯 보였습니다. 다리에 상처도 나 있고 등에 털은 한움큼 뽑혀 있었습니다. 극도로 긴장 했는지 주인인 저를 봐도 다가오지 못하고 결국 도망 가더군요. 쫒아가기 보다 눈에서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수진이가 향해가는 방향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아주 천천히 따라갔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한 폐가의 화장실에서 겁에 질려 웅크려 있는 수진이를 조심스래 안았습니다. 눈물이 쏟아지더군요. 이렇게 우리는 다시 재회했습니다.
어제 운영자님의 연락으로 이 사이트를 처음 알게 되었고 곧바로 실종신고를 한 뒤 다른 분들의 재회성공담을 보며 우리도 곧 만날수 있을꺼야 라며 스스로를 다독였습니다. 그러한 바람이 이루어 진거같아 기분이 너무 좋고 또 운영자님께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너무나도 안타깝지만 아직 재회하지 못하신 분들, 절대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당신만 포기하지 않으면 당신의 아이는 결국 곁으로 돌아옵니다. 꼭 다시 만나셔서 이 곳에 글 올리시길 간절히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