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리 | 2007.12.26. 15:15 | 글번호 129
어제 3시~4시경, 집문이 열린틈을 타 아지가 집밖으로 도망갔습니다.
보통갔았으면 짖으면서 나가기 때문에 바로알았을텐데,
아지가 나갈 당시에 짖지도 않고, 집안에 식구들도 많아 아무도 아지가 나간것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확실히 몇시에 나갔는지도 모른채 무작정 찾아나섰습니다.
찾으려고 보니, 그 좁던 동네가 그렇게 넓어 보일 수가 없더라고요.
정말 막막했습니다.
밖에나가서 찾다가 집에들어왔다, 또 나가서 찾기를 4번이나 반복했어요.
새벽 두시까지 돌아다녔는데도 찾을수가 없더라고요.
정말 이제 안되겠다 싶었지만 쉽게 포기하는것이 아지에게 너무 죄스러웠습니다.
집에 들어와서 모범적인 실종견 전단지를 보고 비슷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지에게 별다른 특징이 없는것이 너무나 안타까웠습니다.
비싸긴 하지만 컬러전단지를 뽑을 생각으로 정말 정성들여 전단지도 만들었습니다.
오늘부터 학원에 나가는 날이라, 아침에 학원갔다 집에 오는길에 집에서는 비교적 먼 곳에 있는 애견샵에 들렀습니다. 신고를 할 목적으로요.
애견사가 바쁘게 일을 하고 있길래 조금 기다렸다 말할생각으로 기다리면서 위를 쳐다봤는데, 바로 그 곳에 눈에 익은 빨강색 옷을 입은 강아지가 보였습니다. 바로 강아지의 얼굴을 보자, 제가 하루종일 애타게 찾은 우리 아지였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안양여게서 배회하고 있던 강아지를 본 학생들이 그 애견샵에 맡겨놓은 듯 합니다. 정말 들를 생각도 없었는데, 엄마가 가보라는 말에 제일 처음 들른 애견샵에서 아지를 만나게 되었던겁니다. 이렇게나 기쁠수가 없더군요.
어제 하루종일 애타게 찾아서 하느님께서 도와주신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애견샵에 아지를 데려다 준 학생들 연락처라도 있으면 연락해서 사례하고 싶지만 연락이 닿지 않네요. 애견샵에라도 꼭 사례를 하려고 합니다.
집에 다시 들어왔을 때는 애가 겁을 먹었는지 그 좋아하는 귤도 입에도 안대고 좀 난폭하게 으르렁 대더니 지금은 좀 괜찮아 진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김재연님, 제 사연에 깊은 관심 보여주신 점 정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어제 다음 카페에 글 올려주신 것 봤어요. 동생과 함께 정말 좋으신 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유기견을 주의깊게 봐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사실 평소에는 우리 아지밖에 몰랐지, 다른 유기견은 관심도 없었거든요.
어른들은 다 그런것 같아요. 그냥 강아지인가 보다 라고 생각하고 말지요..
혹시 강아지를 잃어버려 마음고생하시는 분들. 어린아이들의 눈을 믿어보심이 좋을 듯 합니다. 물론 전단지도 필히 하셔야 하구요.
저도 찾는 동안 강아지를 봤다는 사람들은 모두 아이들이었거든요.
아이들은 강아지에게 관심도 많고, 주의깊지 않은 듯 하지만 순간 기억력이 어른들에 비해 훨씬 좋은 것 같아요. 그 장면을 잘 기억하나봐요. 그러니 길에 있는 아이들에게 신속히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아! 무엇보다 목걸이는 필수입니다. 저도 당장 목걸이 맞추러 가려구요.
지금은 아지를 찾아 너무 기쁜데 어제 하루는 지옥과도 같았답니다.
관심 보여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리구요.
아직 찾지 못하신 분들, 꼭 찾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