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원 | 2008.01.22. 14:35 | 글번호 134
요 바로 위에 제 강아지 사진이 떡하니 있네요.(고얀 놈ㅜㅜ)
송파구에서 잉글리시코커스파니엘 잃어버렸던 사람입니다.
저 사진만 보면 아직도 맘이 착잡하고....3일 밤낮을 식음을 전폐하며 눈물로만 지냈던
그날이 정말 꿈만 같이 느껴집니다.
정말 저희집 강아지 잃어버린 건....정말 억울하게 잃어버렸었어요.
저희집이 이사가려고 부동산에 집을 내놨는데....주인도 없는 집에 단지 열쇠가 있단 이유만으로 문 열고 들어와선....글쎄 집보고 나갈때 강아지가 나갔는지...집안에 있는지 없는지 확인도 안하고 사람들이 걍 문 잠그고 가버렸던거였죠.
제가 집에 돌아왔을때 부동산에서 집보고 나간지 2시간이나 흐른 상태였고...
강아지가 없어진 줄 안 저는 정말 청천벽력같았습니다.
정말 그 사람들한테 있는 욕 없는 욕 다 퍼부어주고...우리 강아지 못찾아내면 평생 후회하게 만들거라는 둥.....어휴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어 올랐었어요.
제가 데리고 나갔나가 제 실수로 잃어버린거라면 덜 억울하지 싶었어요..ㅜㅜ
어쩜 그렇게 사람들이 무책임하고..남의 강아지라고 그렇게 무심할 수 있는지...
한 3시간 정도 동네를 찾아보고....저희집은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에 있어서....그 동네가 좀 번잡스러운게 아니거든요. 차도 많이 다니구...
또 겁도 심하게 많은 녀석이라....정말 몹쓸 일 생긴건 아닌지.....
울며 불며 3시간을 동네를 찾아 해맸습니다. 그 담날 칼라전단지로 150장을 출력하여
(이게 칼라출력이다 보니 이것만도 11만원 ㅜㅜ -하지만 뭐 돈이 문제겠습니까)
정말 동네 일대를 비롯하여...버스 2~3 정거장 정도 되는 거리에 다 붙였습니다.
뗄려면 떼라지 라는 생각으로 교회벽보 붙이는 곳이니....일반 큰 건물 벽이니....
뭐 벌금이야 물던말던 정말 있는대로 다 붙였어요. 하물며 송파구청 게시판에도 붙였으니까요. 오전에 전단을 다 붙이니 오후에 강아지 봤단 분들 4~5명정도 전화를 주셨어요. 봤다는 분들만 어찌 그리 많은지...길 잃은 강아지 인것 같아서 데려왔다가...넘 덩치가 크길래 미안하지만..다시 내보냈다는 분...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겁을 잔뜩 먹어서 불러도 좀처럼 오지 않더라..는 분.....
와....ㅜㅜ 정말 어딘가에서 헤매고...추위에 떨 아이를 생각하면 정말 미칠것만 같았고 심장이 타들어가는 줄 알았어요. 제 자식처럼 키우던...강아지 였거든요.
그렇게 눈물로 며칠을 지세우고...월욜날 오후....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온거예요.
완전 손을 덜덜 떨면서 받았어요. 저..강아지 찾으시죠? 라는 상대방이 음성이 들려오기가 무섭게 전화기를 붙잡고 펑펑 울었어요. 동물 병원에 있는 거 봤다며...위치를 알려주시는데...우느라 정신 없어서...제 대신 다른 사람이 전화를 받아 줄 정도였어요.
그 분이...여기 비슷한 강아지가 있길래요...하셨기 때문에 혹이 우리 강아지가 아닐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동시에...엄청난 긴장이 몰려왔어요.
하지만...동물병원에 갔더니...저희 집 강아지는 정말 제게 껑충 뛰어올라 감격의 재회를 했답니다. 큰길에서 차에 치일뻔한 우리 강아지를 누군가 동물병원에 맡겨놨고, 의사선생님은 유기견센터에 보내지않고 며칠 잘 돌봐주셨고...또 그 동물병원을 갔던 어떤 손님이 길거리 전단지를 보고 전화주신 거였어요. 3사람의 손을 거쳐서....제 강아지를 만날 수 잇었던거죠. 사실...전 강아지를 잃어버린 경험이 처음이어서...요즘같은 각박한 세상에...사람들을 믿지 않았어요. 마지막 수단으로 전단을 붙이긴 했으나...과연 누가 귀찮게 전화를 해줄까...라는 생각때문에 거의 포기상태였었거든요.
근데...정말 제 생각이 잘못되었더라구요. 정말 주위엔 고마우신 분들이 많았어요.
강아지 봤다고 제보해 주신 불들도...또 찾아주신 분들도...또 뵙진 못했지만 그 전단을 한번이라도 유심히 봐주셨을 고마운 분들이 주위엔 너무 많았어요.
송파구엔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참 많아요. 그래서 그런지 동네에 돌아다니는 개들도 많이 봤었는데...저조차도 그런 유기견들을 주의깊게 보지 못햇었거든요.
하지만...이제 세상 보는 눈을 좀 바꾸려구요. 제가 이렇게 뼈저리게 맘 아픈 고통을 당해봤으니...여기에 글 올리신 수 많은 분들의 고통을 왜 헤아리지 못하겠어요.
강아지 잃어버리고...몇날며칠을 눈물로 잠 한숨 못자고 계신분들도 분명히 계실거예요.제가 그랬거든요. ㅜㅜ
어제 저희집 강아지 데리고 와서 목욕시켜주니까...어찌나 피곤했는지.....완전 푹 퍼져서 잠만 자더라구요. 주인이나 강아지나 서로 얼마나 애타게 찾았으면 이렇게 피곤했을까.....라는 참 가여운 생각이 들었어요.
내 강아지가 소중한만큼 다른 분들의 강아지도 정말 소중하단 걸 알았어요.
아직 강아지 찾지 못하신 분들...정말 힘내세요!!!!
서로 애타게 찾고 다시 만나길 원하면 꼭 이루어져요. 그리고 아직 내 주위엔 넘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잊어서도 안되요. 저두 그 믿음이 전혀 없었는데...이번에 확실히, 절실히 깨닫게 되었답니다. 저 조차도 그 누구보다 유기견에게 관심을 갖게 된 사람중 한명이 되었으니까요.
정말정말 힘내세요!! 잃어버린 강아지 다시 찾는건 남의 일...남의 운이라고만 생각하던 저도 이렇게 다시 만날 수 있었으니까요.
세상의 모든 생명은 정말 소중한 것 같아요. 모두모두 다 찾으실 수 있길....
간절히 기도할께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