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리누나 | 2008.09.01. 12:33 | 글번호 170
저희 두리 36시간 만에 찾았어요..!!
(29일 낮에 실종~30일 밤 11시경 찾음)
식구들이 다들 바빠서 낮엔 항상 혼자 두는지라 가끔 집앞 골목에 나가서 놀으라고 풀어놓던 아가였어요..
처음엔 문틈으로 빠져나가길래 놀라서 잡으러 다니곤 했는데
분리불안증이 있어 놀다가도 5~10분에 한번씩은 들어와서 제가 잘 있나 확인하고 다시 나가놀아서 별 걱정 안 했어요..
근데 29일 낮에 청소한다고 대문이랑 다 열어놓고, 두리도 들어왔다 나갔다 하며 잘 놀았는데..청소 다 하고 컴터하고 있는데도 계속 안 들어오더라구요..
아차..아까 얼핏 남자 목소리랑 강아지가 깨갱 하는 소리가 한 번 들렸는데
그게 두리였구나..싶어서
얼른 동네 슈퍼에 가서도 물어보고 동네 사람들한테 물어보면서 동네를 몇 바퀴 돌았는데도 본 지 한참 됐다고 하고 결국 없더라구요..
아닐 거야..아닐 거야 하면서 동네를 울면서 2시간 넘게 계속 돌았는데 아무데도 없고..
완전 패닉 상태에 혼자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남친을 불렀어요..
그때부터 둘이서 계속 두리 부르면서 찾아헤매고..중간에 전단 만들어서 인쇄해서 붙이고 또 찾고..밤에 지쳐서 집에 오고..남친은 일 때문에 잠깐 나가고..
혹시나 두리 올까 봐 대문이랑 집 문 다 열어두고 현관에 앉아서 내내 울면서 기다렸어요..
남친 새벽에 다시 왔는데 떡볶이랑 김밥 사왔길래 몇 개 먹고..그리고 또 현관에서 울면서 밤새 기다리고..
30일날 또 전단지 인쇄해서 밤까지 돌아다니고..
그리고나서 집에 와서 컴터로 유기견 사이트마다 혹시 두리 있나 보고 있는데
전화가 왔더라구요..
저희집에서 성남 지하상가가 가까운데
어떤 아주머니가 지하상가에서 두리 안고가다가 내려놓고 그냥 가버렸대요
다행히 근처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주워서 데리고 계셨답니다ㅠㅠ
주인(그 아주머니)이 버린 개인 줄 알고 키우려고 했는데
혹시나 해서 인터넷 사이트 찾아봤더니 사진이 너무똑같아서 전화주셨다고 하더라구요..
남친이랑 같이 찾으러 갔는데.. 눈물이 계속 나서 두리 얼굴이 안 보여서
주저앉아서 두리 맞아? 우리 두리 맞아? 이 말만 되풀이하며 통곡을 했더랬죠..
아..정말 감사한 분들....사례금도 사양하시더라구요..
혹시 이 글 보고 계신다면 정말 감사드립니다..제 목숨을 구해주신 거나 같아요...
정말정말 감사합니다..ㅠㅠ
결론적으로는 인터넷 덕에 찾은 거지만,
저희는 인터넷 유기견 관련 사이트마다 글 올리고
전단지도 우선 교보문고에서 칼라 100장이랑 흑백 50장 정도 인쇄해서
근처에는 보이는 데마다 붙이고,
지하철역 출구 앞,버스정류장에 있는 전봇대나 가로등에 붙이고
편의점,마트,동네슈퍼까지 양해 구해서 전단지 다 붙였구요
보이는 사람마다 붙들고 사정 설명하고 전단지 나눠줬어요
특히 아이들한테 주는 게 의외의 소득이 있었어요
한 아이는 남자가 안고 가는 걸 봤다고 했고, 또 한 아이는 아줌마가 안고 가는 걸 봤다고 하더라구요
부탁도 안 했는데 학교랑 교회 가서 애들이랑 다같이 돌려보겠다고 하더라구요..완전 천사들ㅠ_ㅠ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 만에 찾으신 분들도 계시길래
저도 길게 보고 마음 단단히 먹고 있었는데 일찍 찾아서 넘넘 행복합니다..
저를 비롯해 두리를 걱정했던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전해진 거라 생각해요..
여러분도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모두 힘내세요^-^
아 그리고 전단지에 견주 성함은 안 쓰는 게 좋을 것 같아요..저도 안 썼는데
강쥐 찾고 돌아온 날 새벽 2시 다돼서 강쥐때문에 그런다고 문자가 왔길래
남친이 전화해서 강쥐 찾았다고 말했는데도..그다음날인 어제 그 사람 문자에 장난전화에..휴...
남친한테 물어봤더니 전화받은 사람 남자였다고 하더라구요..
만약 제가 혼자 있을 때 받아서 강쥐 데리고 있다고 했으면 저 당장 달려나갔을 텐데
위험한 일 있었을지도 몰라요
그러니 찾으러 다니실 때나 확인하러 가실 때도 남자분 꼭 동행해서 다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