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선 | 2009.01.03. 11:56 | 글번호 207
12월 23일에 사라지고 방금 전에 돌아왔으니까 딱 11일 만에 온 셈이네요. 역삼동에서 사라졌는데 삼성동에 가 있더라구요. 큰길은 대체 어떻게 건넜는지 신기할 따름이에요.
정말 고마우신 어떤 분이 전화를 주셔서 우리 오레오를 봤다고,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까 우리 개가 맞는 것 같다고 얼른 가보라고 목격한 위치도 상세하게 알려주셨어요. 진짜 정신없이 가서 이름 부르고 다니니까 숨어 있다 나오더라구요. 진짜 그때의 기분은 ㅠㅠ 너무 기쁘니까 오히려 멍했어요...
다행히 눈으로 보기엔 별 이상도 없고, 밥도 잘 먹고, 지금은 집에서 편안히 자고 있어요. 우리 오레오 봐주시는 수의사 선생님한테 연락 드렸더니 찾아서 다행이라고 얼른 데려오라고 하시네요.
사실 이 녀석이 그날 저를 따라 집을 나섰다가 사라진 거거든요. 평소에는 따라오다가 사람 많아지고 차 많아지면 알아서 뒤돌아서 집에 가곤 해서 그날도 돌아가는 뒷모습 보고 안심하고 제 갈 길을 갔는데, 돌아오질 않더라구요. 제가 집까지 바래다줬으면 오레오도 길을 잃어버리지 않았을 텐데 하고 후회가 너무 되더라구요. 자꾸 마지막으로 본 오레오 뒷모습이 생각나고...... 그래서 밤마다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저도 오레오를 기다리는 동안 이 게시판을 보면서 계속 힘을 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몇 자 적어봅니다. 잘 아시겠지만 전단지랑 인터넷 최대한 많이 돌리고 올리시구요. 전 오레오 사진을 올릴 때 전신 사진이랑 클로즈업 정면과 측면까지 총 3장을 올렸는데 자세한 사진도 도움이 된 거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희망을 잃지 마세요. 물론 많이 힘드시겠지만, 우리가 포기하면 우리 강아지들이 돌아오지 못하니까요. 저도 이번 경험을 통해서 앞으로 길을 지나다니는 강아지들을 유심히 보고, 도와주려고 합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