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두기 | 2010.06.29. 03:01 | 글번호 302
6월 24일에 사정상 저희 발바리 두기를 집에서 10분거리쯤 되는 집에 맡겼었어요.
그리고 26일 오후5시쯤에 두기를 만나러 갔는데, 두기가 없는거에요. 이상했죠.. 알고보니 25일 오후 2시경에
잠깐 집 문이 열려있을때 두기가 뛰어 나갔다는겁니다.. 뛰어가는 두기를 잡으러 같이 뛰었지만 너무 빨리 도망가버렸고 용마산역주변에서 놓치신거에요. 제가 충격먹을것같아 당일에 말씀을 못하셨다고합니다.
아마 두기는 주인을 찾아 집을 나간거 같았어요 ㅠ.ㅠ
두기는 키운지 5달밖에 안된 9개월된 1년도 안된 강아지고, 전형적인 누렁색 믹스견이고요,
성격이 정말 너무 사랑스럽고 활발하고 오뚜기처럼 꿋꿋하고 당당하고 똑똑하고 명랑하고 해맑은 강아지거든요. 두기가 실종됬다는 사실을 알고, 울며 두기를 찾으러 다녔습니다. 두기가 사라진 주변을 몇번이나 돌아다니고, 강아지를 잃어버린적도, 키워본적도 없었기에 무작정 동네만 뒤졌어요.
그러다 삼일째인 27일에 인터넷을 통해 각종 유기견사이트, 보호센터, 실종견관련 사이트를 보며, 실종신고도 하고, 두기의 그나마 가장 최근에 찍었던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겨우 이런걸로,, 찾을수있을까..싶으며 그저 슬프고 가슴아프기만 했습니다.
그리고 전단을 만들어 붙이기 시작한것도 4일째인 28일부터였어요. 27일까지는 그저 울고불고 인터넷만 뒤적이고 두기사진, 장난감 보며 슬퍼하기만 했습니다..멍청하게도;;
그냥 너무 막막했거든요..
그러다 전단지작업을 하고 전단지를 가지고 근처 동물병원들에 붙이기위해 집을 나섰습니다.
첫번째 동물병원에 전단를 보여주며 두기를 보신적 있는지 묻고, 전단을 겨우겨우 설득하여 붙였습니다
두번째 동물병원에 가서 전단을 보여주니,
어 여기 있는 애 같은데.. 하시는거에요.
정신이 번쩍 드는기분으로 우리 두기 같다는 강아지가 있는곳으로 가보니 몇마리 강아지 속에 두기가 있는겁니다..! ㅠ.ㅠ
넋나간 표정으로 스핑크스자세로 앉아있더라고요..ㅠ.ㅠ
두기야! 하고 부르니 딱 쳐다보는데, 당황한건지 충격이 컸던건지 별반응이 없다가,
철장문을 열었더니, 급 낑낑대면서 집으로오는길 내내 계속해서 사람이 엉엉울듯이,, 그렇게 계속해서 낑낑하며 울더라구요..ㅠ.ㅠ 제 얼굴을 핥으며 몸을 제자리에서 돌며 낑낑 소리내는데,,얼마나 놀랐었던건지 얼마나 무섭고 그리워했는지 느껴지는거에요..ㅠ.ㅠ
두기가 제품에 안기기까지 두기가 1미터쯤의 거리를 걸어오는데, 느리게 걸음걸이도 여느때와 다르길래 상처받았구나 무서웠구나..라고만 생각했는데 집에 데리고와서 몸을 잘 살펴보니 , 두기 발바닥이 다 까져있는거에요..ㅠ.ㅠ
동물병원에 보호비?2만원을 병원에 주고 맡겼던 분은 어떤 여성분이셨고, 통화도 했습니다.
사례비는 필요없다하시며, 자기도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이라며..
두기와 산책을 그렇게 많이 하지도 못했고, 5~8번쯤 동네에 있는 폭포공원에 갔던게 전부인데
집을 나간 25일부터 27일까지 2일간 그 공원주변을 계속 헤매고있었대요 두기가..그 공원이 꽤 많이 넓고 가끔 학생들 소풍도 오기도하는거같거든요..그곳을 네번쯤 두기를 부르며 돌아다녔었는데,두기는 보이지 않았었죠.. 근데 그곳에 계속 있었던거에요.. 그 집을 나가서 그 공원에 이르러서 계속 기다렸던겁니다 ㅠ.ㅠ
두기를 맡겨놓았던 집과 공원과의 거리가 걸어서 20분도 안되지만, 공원으로 가려면 경사높은 계단도 올라야하고, 꾸불꾸불하기도한곳이어서 찾아가기 쉽지않은곳이었는데, 저희집은 아파트 고층이라 집을 찾아올 확률은 없었구요.. 그런데 저와 몇번 산책했던 그곳을 찾아 계속 두리번거리며 헤맸을 두기를 떠올리니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동네 시멘트 바닥을 겨우 몇일간이지만 얼마나 뛰어다니며 찾아헤맸으면 발바닥이 네발 모두 까져서 피부가 덜렁거리는곳이 여러군데인지..
두기를 찾은게 정말 꿈만 같고,, 두기가 사라졌단걸 알게된 후의 3일이 얼마나 길고 괴롭고 그립고 슬프고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두기가 걱정되어 멀지않은 동물병원에 맡겨주신 그분께도,, 내일쯤 꼭 선물이라도 하나 하려고합니다..
혹시라도 그 동물병원을 확인하지 못했다면 7월초쯤 두기는 유기견 보호소에 보내졌을거에요.
(동물병원에서 10일간 보호하다가 보내려고했다고해요. )
유기견보호소사이트들에 게시판등에서 새로 발견된 유기견들사진이나 정보를 매일 확인하고,했어도
두기를 못찾았을지도몰라요.. 두기가 있는 보호소를 찾는것도 쉽지않을것같더라구요..그럼 날짜가 지날수록 더욱 피를 말리겠죠 ㅠㅠ.
그래서 병원에서도, 병원에 맡기는것보다 어찌보면 목숨이라도 부지할수있게 떠돌이개로 있는게 나을수있다고 했대요. ;;
어쨌거나,,정말.. 다행이죠.
아직도 두기를 잃어버렸던게 너무 끔찍하고 두기를 다시 쓰다듬을 수 있고 사랑해줄수있음에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두기를 찾기위해 여기저기 게시판들을 살펴보면서,,
소중한 반려견을 애타게 찾고있는 많은 분들 마음이 이해가 되었고,
< 저희 강아지 찾았습니다 >라는 재회성공담을 읽으며 눈물 날만큼 부러웠습니다..그리고 하루가 지날때마다 두기를 찾는것이 멀어질것만 같고, 다시는 두기를 못볼것만 같은 두려움이 너무 컸어요.
다른분들의 재회성공담을 읽으며, 강아지를 찾기위해 어떻게들 하셨는지, 어떤식으로 연락이 왔는지 어디서 어떻게 재회했는지,, 많이 참고했어요.
강아지를 키운 경험도, 잃어버린경험도 없기에, 분실시 구청이라든지, 동물병원,애견센타등에 알아봐야한다는것조차 몰랐습니다.
여러 경험담을 통해서, 아..한달이 지나서 찾는 분도 있구나.. 몇일안되서 찾는분도 있구나 몇달만에 이런식으로 찾기도하는구나..하면서 절망속에서 작은 희망을 키웠습니다.
그래서, 어제 저녁 두기를 찾은 꿈같은 날을 보내고, 여러사이트에 아직 가득한 실종신고된 안타까운 강아지들과 찾으려 애쓰는 분들 생각에 들렸습니다.
저도, 이것저것 해보다가 두기와 재회하기 3시간전쯤 유료로 사진올려주고, 분실신고하는 몇몇사이트에 두기 사진 올리고 했어요. 프리미엄도있는데 한달간 5만원인가 7만원으로 강아지 사진 계속 올려주고, 광고해주는것도 있더군요..
전단지는 전 직접 파워포인트같은걸로 작업해서 프린트로 50장쯤 뽑으려다가 한 30장인가 뽑고 잉크부족이 뜨더라구요;;; (잉크는 딱 4일전에 구입한것인데) 바탕을 다 색깔을 넣고 두기 사진넣고하니 그랬는지..
그래서 인터넷 다보니 전단지 제작해주는곳들 많던데 비싸긴하지만, 간절하다보니 그런것들도 다 신청하게 되더군요..
강아지를 잃어버린곳에서 이름부르며 몇십번 돌아다니는것은,, 체력적으로도 힘들어지고, (정신적으로도 힘들기에 ) 운이 정말 좋아야 강아지를 찾을수있는것같아요. 주변에서 봤다는 제보가 왔다면 당연히 당장 달려가서 찾아봐야겠지만요..
첫번째로 가장 빨리 해야하는게 전단지 제작 + 붙이기 같습니다.
주변 동물병원, 애완용품점 애완견센터등 동물관련된곳 모두 알아보는것과 그곳에 전단붙이기, 동네주변에 강아지가 있는게 확실한것같다면 주민들이 자주가는 슈퍼나, 많이 지나가는 골목등에 전단 붙이는것..
힘든일이지만,, 적극적으로 찾으면,, 찾을수있을거에요.
그리고 혹시 유기견보호소같은곳에 보내졌을지모르니 꼭 실종후 3일이후쯤?부터는..그곳에 들어온 강아지를 확인하고, 미리 실종신고를 해서 들어왔을경우 연락이 올수있도록 하시면 될거에요.
아니면 누군가가 강아지를 키울 생각으로 데리고있다면,, 찾는데 시간이 오래걸릴수도있겠지만,,그렇게까지 먼곳이 아니라면 전단을 몇일만 붙이지말고, 몇달이든 몇년이든 ㅠㅠ;;;(얼마나 힘든일일지 상상만으로도 슬픈얘기네요..)꾸준히 전단작업 + 유기견확인,, 등이 가장,,최선인것같습니다..
전 큰 현수막 있죠. 그것 제작하는것도 알아봤었는데. 2만원부터 있더라구요. 그런것도 동네에 얼마간 걸어놓는것도 효과가 좀 있지않을까 싶기도해요..걸려면,,아마 구청이나 어디에 신고해야할것같네요..
가족들이 애타게 찾고있는,, 실종된 동물들..정말,,다 가족들 품으로 돌아갈수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저희 두기한테 너무 미안하네요..목걸이에 이름표 싸구려 플라스틱같은거 걸어놨다가,,두기가 이빨로 뜯어버려서;; 전화번호 없어진건데,,바로 다시 튼튼한걸로 달아줬어야하는데 , 그거 하나만으로도 동물병원가기전에 저에게 연락이 왔을텐데. 정말 목걸이이름표는 꼭 채워줘야하네요.ㅠ.ㅠ
전 아주 혹시라도 또 이런일이 생길것을 예방하기위해서,, 여러가지 교육좀 받아야겠어요..
동물 등록한다는게 있다던데.. 그것도 알아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