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송이 | 2010.07.27. 09:48 | 글번호 308
하루만에 찾았습니다. 정확히는 34시간만에 찾았어요.
7/25(일)에 잃어버렸다가 7/26(월)에 찾았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카페,시청,관련 홈페이지에 강아지를 찾아달라는
신종신고도 올렸고, 지역의 유기견 보호소에 연락을 취해놓고,
전단지를 프린트하여 강아지가 사라진 동네 주변의 전봇대에 붙여놓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강아지가 1~2분 사이에 순식간에 사라졌기 때문에
다른 집에 들어갔거나 동네 주변의 누가 데리고 갔을 것이다라고 추정을 하고
강아지가 없어진 방향의 동네에만 전단지를 붙여놓았습니다.
많이 붙여야 10장정도 붙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동네를 돌아다니며 강아지를 이름을 계속 부르고 다녔습니다.
집에 다시 돌아와 인터넷을 수시로 확인하고 하였는데도 보호소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을 뿐,
신고전화는 한 건도 오지 않았습니다.
강아지를 잃어버린 후로는 밥도 아예 못 먹고, 눈물만 흘리며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 못 찾으면 다음날 동네를 이곳저곳 다니며 전단지를 40~50장 정도 붙일 생각을 하고 있었구요..
그런데 밤 9시40분경 쯤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급하게 받았더니 전단지 상의 강아지와
비슷한 것 같은데 확인해보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더군다나 발견장소는 가까운 동네의 놀이터 옆 주차장이었습니다.
시간도 늦었고, 제보하신 분도 남자분이라 엄마가 남동생과 함께 가라고 하여 가보았더니
저희 강아지가 맞았습니다. 그런데 강아지가 놓여진 장소를 보니 정말 가관이 아니었습니다.
주차장의 철조망 바깥 쪽에 있었는데, 기둥에 산책용 개줄이 감겨 있어서 꺼내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리고 철조망 바깥 쪽은 완전 낭떠라지라서 강아지가 한발짝만 뒤로 가면 떨어지거나
숨이 막혀 죽을뻔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사할 때 찾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감사해서 울먹이며 감사하단 인사를 몇 번이나 하고 사례금을 드린다고 했는데
됐다며 거절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너무 감사하고 안 드리는 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하여
동생은 잠시 그 곳에 두고, 집으로 돌아가 돈을 가지고 나와 드렸습니다.
정말 친절하고 착하신 분이었습니다. 나중에 아빠도 이 사실을 아시고 감사인사를 드린다며 가셨는데,
가셔서 제보자와 아빠 두 분이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합니다.
이야기를 들은 바에 의하면, 아침에 제가 전단지를 붙이는 것을 그 분이 차를 타고 출근하시다가 보시곤
기억해두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밤에 담배를 피우러 주차장쪽으로 나오셨다가 보셨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아침에 전단지를 붙이고 있던 제가 생각이 나서 묶여있는 전단지와 강아지를 비교하며 보시다가
비슷한 강아지인 것 같아서 전화를 하셨다고 합니다.
저와 제 동생이 갔을 땐 강아지가 배고플까봐 소세지를 먹이고 계셨구요.
그 분 말씀에 의하면 아침엔 강아지가 없었는데 밤엔 강아지가 묶여 있었다고 합니다.
아마 어떤 사람이 키우려고 데리고 가서 돌려주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강아지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자꾸 낑낑거리고 짖어서
밤에 사람들이 없을 때 몰래 가져다 놓은 것 같습니다.
대체 어떻게 데리고 있었는지 배에는 상처가 나서 까져있고, 하루만에 시커매지고,
아이가 벌벌 떨고 있었습니다.
집에 데려오니 가족 모두를 반가워하며 핥고 낑낑거리고 진짜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데려갔던 사람이 밥도 주지 않았는지 집에와서 육포며 사료며 이것저것 다 먹었구요..
진짜 잃어버렸던 34시간 동안 얼마나 애태우며 가족 모두가 걱정을 했는지 모릅니다.
완전 초상집이나 다름없는 집안 분위기였습니다.
강아지가 돌아온 후로 다시 집안의 웃음을 찾았습니다.^^
강아지를 잃어버리신 다른 분들도 힘내셔서 꼭 찾으시길 바랍니다.
진짜 무엇보다도 전단지의 힘이 크다는 걸 알았습니다.
각 지역의 유기견 보호소에 전화하는 거 잊지마시구요!
보호소에 전화를 해두면 비슷한 인상의 강아지가 들어오는 즉시 연락을 취해주더라구요.
무조건 전단지를 많이 붙여두세요! 강아지를 잃어버린 장소에서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붙여주시는 게 좋아요.
여러분들도 꼭 강아지를 하루 빨리 찾으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