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기연 | 2011.01.16. 09:43 | 글번호 344
저희 둘째딸 찾았어요~
여기저기서 본 데로 일단 가까운 동물병원과 애견샵에 먼저 전단을 돌리고
광진구에서는 유기견이 다 들어온다는 광진종합동물병원까지 다 돌렸습니다.
온갖사이트에도 다 올렸었구요.
근데 정말로 등잔밑이 어둡다고...
어제 시댁간 사이에 전화가 오더군요.
통화를 하다보니 저희 건물 2층 아가씨였습니다.
14일부터 계단에서 왔다갔다 하는 아이가 보이더라는거죠.
14일경에 저희집 강아지인가 해서 5층에 올려봤는데 사람이 없더랍니다.
제가 아이 찾으러 한시간 정도 동네를 돌아다니던 시간이었나 봅니다.
그래서 우리건물아이가 아닌가 하고 신경을 껐었나 봅니다.
그런데 15일날 또 계단에서 왔다갔다 하는게 보였답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근처 애견샵이나 동물병원에 전단 붙인 사람이 있나 하고 가서 제가 붙인 전단의 인상착의를 보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 아이로 확신해서 전화를 하셨다네요.
그리고 나서 아이는 202호 아줌마가 데리고 들어가셨다네요.
우여곡절 끝에 외출하신다는 202호 아줌마가 402호에 맡기고 외출하신다고 전화를 하셨습니다.
기쁜마음으로 집으로 왔더니 우리 아가가 402호 아가씨 품에 안겨서 절 반겨주더라구요.
너무 기뻤어요.
저희가 5층빌라인데 1층에는 유리문이 있거든요.
저 작은 아이가 유리문을 열고 나갈 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14일부터 계단에서 계속 부르고 유리문 앞에도 한시간에 한번씩 나가서 십분정도씩 기다렸는데
저랑은 어떻게 계속 길이 엇갈렸는지 모르겠어요.
저희가 3층 4층에는 모두 물어봤지만 정작 2층에는 물어보지 않았었는데
이분들께서 다행히 보호해주고 계셨던건지(보호하고 계셨으면 제가 부르는 소리를 들으셨을 법도 한데...)
아니면 이 말썽쟁이 기집애가 건물을 들락날락한건지...
그런데.. 그렇다고 하기에는 아이가 너무 깨끗하네요.
목욕시킨 흔적도 없는데...
발마저도 너무 뽀송뽀송한 상태입니다 -_-
(동생찾으러 나갔던 우리 큰아이 냉냉이도 한시간 돌아다니고 발이 거지꼴이 되서 들어왔는데 말입니다)
게다가 혼자 헤메고 다닌 아이들처럼 풀이 죽어 있지도 않구요.
저랑 신랑을 보고 좋아라 따라다니고 오자마자 지 오빠야를 괴롭히고 있네요 ㅎㅎ
어제밤에는 별 생각이 다 들더라구요.
왔다갔다 하는 애를 예뻐서 데리고 갔다가
저희가 같은 종류에 같은 옷을 입혀서 키우는 아이가 하나 더 있는 걸 알고
그냥 풀어준건가 하는 생각도 들구...
저희 아이가 다행히 신체적인 특징이 두군데 정도 있어서 들통나려나 해서 풀어준건가 하는 생각들....
아무튼 이렇게 찾았으니 더이상은 괜한 의심은 안하려구요.
이따가 제일 먼저 전화로 제보해준 201호 아가씨에게 감사인사 하러 가려고 합니다.
저처럼 아이 잃어 버리고 고통받고 계신 분들
분명 꼭 찾으실꺼에요.
정말 다른 분들 말씀대로 설마 여기에라고 생각지 않았던 곳에서 아이가 나올 수도 있네요.
관심 가져주셨던 모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