찡이누나 | 2011.06.23. 15:57 | 글번호 381
새벽에 환경미화원 아저씨께서 다른 동네로 넘어가는걸 봤다고 전화주셔서.. 그 근처에서 서성거리다가 점심시간이 되어 점심먹으로 집에 갔는데.. 어제 우리 찡이가 있던 곳에서 또 제보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밥수저 던지고 달려가니 때가 꼬질꼬질 낀 우리 찡이가 제보자님을 피해 언덕길에서 막 달려오고 있더라구요!
찡이야! 불렀더니 옆으로 훽 꺽어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ㅠ ㅠ
계속 도망가기에 애칭 불러줬더니 멈추고 뒤를 돌아봅니다. ㅠㅠ
쭈그리고 앉아 다시 한번 또다른 애칭으로 불러줬습니다.
이제야 엄마를 알아봤는지 마구마구 달려옵니다. ㅠ ㅠ
때가 꼬질꼬질. 냄새나는 강아지를 품에 안고 울었습니다 ㅠ ㅠ
제보자님께 지금 너무 급하게 나와 수중에 가진게 없다. 꼭 사례하겠다 말씀드리고..
찡이를 데리고 집에 왔습니다.
오자마자 미지근한 물을 줬더니 두어번 혀만 적시고 말더군요 ㅠㅠ
긴장을 많이 한것 같아서 따뜻한 물로 씻기는데 가시처럼 말라 통통한 엉덩이가 실종됐더군요 ㅠㅠ
씻기고 나오니 우리집에 온거 맞나? 요런표정으로 집안을 한바퀴 휘휘 둘러보더니. 이내 안심한 표정.
아빠가 우리찡이 아빠한테 노래불러준거 기억해? 하면서 핸드폰으로 노래를 틀어줬더니 제 품에 안겨 노래를 불러주더라구요!!
털을 말려주고 밥멕이고 원래 늘 앉아있던 자리에 누워서 눈만 깜빡깜빡.
얼마나 맥이 빠져 저럴까 안쓰러움에 폭풍눈물..ㅠ ㅠ
대문에 걸어두었던 찡이가 좋아했던 엄마양말을 가져다주고 만져주니 까무룩 잠을 자는데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벌떡벌떡.. ㅠ ㅠ
찡이가 돌아오니깐 비가 내렸습니다..
조금만 늦게 찾았으면.. 우리 찡이도 저 비를 다 맞고 다녔겠다 싶어 또 폭풍눈물.. ㅠ ㅠ 그러다 너무 기뻐 헤실헤실 웃고 다녔습니다. 엄마가 절 보더니 정신병자 같다고;;;;
그 동안 제보해주신 분들께 일일히 전화걸어 감사인사 드렸습니다. 정확한 제보는 아니었어도 우리 찡이한테 관심 가져주신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해서요!
그중 한분은 우리 찡이 쉬고나면 만나러 오시겠다 합니다. ㅎㅎㅎ
조금 쉬더니 이제 긴장이 풀렸는지 본래 우리 찡이 성격으로 돌아왔습니다.!!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안될 것같아 조금씩 여러번 사료와 우유를 멕이고
조금씩 간식을 줬습니다ㅎㅎ
찡이를 잃었을땐 울지말자. 내가 울면 찡이도 울꺼다. 나도 이렇게 무서운데 우리 찡이는 얼마나 더 무섭겠나 싶어 안울었는데.. 찾고나니 왜이리 눈물이 흐르던지..ㅠ ㅠ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동네를 돌아다니며 전단지 수거 작업을 하고 왔습니다.
행복한 마음에 힘든지도 모르고 돌아다녔어요 ㅎㅎㅎ
내일은 혹시나 싶어 더 먼 곳에 붙였던 전단지도 수거하러 가야겠어요 ㅎㅎ
비가 와도 우리 찡이 사진이 번지지 않게 코팅전단지 4000장 만들었는데 아직 개봉도 안했습니다.ㅎㅎ
전단지 비용에 퀵비까지 들였지만 하나도 아깝지 않아요 ㅎㅎ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우리 찡이 찾을 때 제가 쓴 방법을 좀 정리해볼께요.
기본적으로 다들 아시는거 빼고, 진짜 중요한거+제가 써먹었던 방법 몇가지만 올릴께요
저도 울 찡이 잃고 각종 인터넷유기견 사이트에 올리고, 트위터에 올리고,
스마트폰 무슨 앱으로 근처에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청하고 난리도 아니었는데요;;
제일 빠른건 전단지였어요!!
어떤 아주머니께서 온동네에 개찾는 전단지 너무 많이 붙었다-_- 라고 말씀하실 정도로 도배하고 다녔어요;;
떼면 붙이고 떼면 붙이고 또 붙이고;;;;
붙이면 안되는 곳에도 붙였어요. 한분이라도 더 전단봐주시길 기원하면서..;;
떼어져 있어도 너무 속상해 마세요; 어떤 분이 찾아주려고 떼어간걸수도 있어요.
저도 어떤 분이 제보해주시면서 그러시더라구요; 골목에 개가 돌아다니는데 전단에 붙은 개 같아서 찾아주고 싶어 아이시켜 전단 떼오게 했다고!!
그 이후로 희망을 가지고 전단 붙였습니다ㅎㅎㅎ
장마철이라 전단 작업에 좌절하는 분들 계신 것 같은데; 식당전단지같은 코팅전단지 생각보다 얼마안해요;
(저는 서울 지역이고 코팅전단지 사천장에 육만 사천원줬어요. 잉크비용이나 복사비용보단 저렴해서 주문했네요)
코팅전단지는 구겨지거나 찢어질 지언정 잉크가 번져 강아지 사진이나, 연락처를 못알아보게 되진 않잖아요;;
보통 이틀정도 걸린다는데 강아지 찾아야 한다고 간절하게 애원하면 당일작업해주시더라구요;
(저는 인쇄소에 전화해서 울었어요ㅠㅠ 오후4시쯤 주문했는데 야간작업하셔서 익일 아침 퀵으로 보내주셨어요;;)
그런데 혹시 강아지가 낯가리는 성격이면 되도록이면 전단지에 이름은 빼는게 좋겠어요.
우리 찡이도 낯을 심하게 가리고 예민한 성격인데..
전단지를 보신분들이 여기저기서 찡이를 불러대니... 지 이름을 듣고도 도망가네요;;
집에서 부르는 애칭없었으면 발견해놓고도 놓칠뻔 했어요 ㅠㅠ
그리고 뻔뻔해지세요;
어떤 사람은 개 잃어버린걸로 전단붙이고 다닌다고 미친사람 취급하던데.. 그런 사람 그냥 무시하고.
한번도 이용안해본 슈퍼. 책방. 미용실. 분식집. 꽃집 막 들어가서 전단 좀 붙여달라고 했어요;
저는 한 50% 정도로 허락받았네요;; 개 키우시는 분들은 어지간하면 허락해주더라구요ㅎㅎ
그리고 착하신 분들은 카운터 비치도 해주셨어요. (저는 사서분이 허락해주셔서 인근 도서관에도 비치할 수 있었어요)
모르는 사람에게 말거는게 부끄럽다면 가게에 개가 묶여있거나, 개 산책 시키는 분들 앞에서 크게 강아지 이름 부르세요;;
그럼 대부분 먼저 말걸어주시더라구요;; 사정얘기하면 안타까워 해주시고, 전단 줘봐라 하셔서 읽어봐주시고.
자기 집 근처엔 자기가 붙여준다며 몇장 가져가주시기도 하시고.. ㅎㅎ
안타까워 해주시고 공감얻고 이러는 것도 은근 힘이 됐네요ㅎㅎ
그리고 혹시 잃어버린 아이와 같이 키우는 아이 혹은 친한 아이가 있다면.. 데리고 다니세요.
주민분들껜 죄송한 말씀이지만 최대한 많은 전봇대에 영역표시를 하게 해주세요; (쓰레기봉투 이딴데 안됩니다;;)
저는 잃어버린 우리 찡이말고 찡이 형 두마리를 더 키우고 있는데요.
데리고 나가고 다음날 우리집 근처에서 우리 찡이 찾았습니다.
찡이도 집을 찾고 있었나봐요; 냄새냄새 따라 근처까지 온 것 같아요..
인터넷에 올릴땐 제목에 우리 누구 찾아주세요~ 가 아니라
잃어버린 지역을 꼭 적어주세요. 지역/견종/이름/나이 뭐 이런식으로..
일단 저 같은 경우도 우리지역 혹은 가까운 지역에서 실종신고가 보이면 클릭해보게 되더라구요!!
그러다보면 주민 혹은 인근분들이 알게되고 길가는 강아지 눈여겨봐주실꺼에요.
저도 전단 작업을 미처 못했던 곳에서 인근 동네 어떤 분께 연락을 받았어요.
여긴 무슨동인데 인터넷에서 봤다고 혹시 모르니 사진 보내줘보겠다고
저녁, 밤, 새벽. 사람이 안다닐때는 큰소리로 이름을 불러주세요.
잃어버린 아이들은 대부분 인적이 드문 시간에 이동하더라구요.
우리 찡이도 제보오는 시간대를 보니 밤, 이른새벽.. 이렇더라구요..;;
그리고 밤엔 큰 소리로 이름을 불러주세요. 소음이 적어 멀리까지 소리가 나갈 수 있어요.
개의 청각, 후각을 믿으세요! 생각보다 엄청나요..
이름을 부르며 돌아다니지 마시고 이름을 부른 후, 10분정도 기다려주세요. 멀리서 듣고 찾아오는 시간이 있으니까요.
늦은 시간에 시끄럽게 한다고 직접 항의하는 사람은 별로 없어요;
항의해도 어쩔꺼에요-ㅅ- 나는 내 아이 찾겠다는데-_- 다시 말씀드리지만 뻔뻔해져야 합니다;;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아주세요..
너무 말라서 뼈밖에 안만져지는 찡이를 품에 안으면서..
내가 만약 이 아이 찾는걸 포기했으면, 전단작업안했으면 이 아이는 이렇게 말라 어디에선가 죽었겠지? 라는 마음이 들어 울었습니다.;;
하루만에 못찾으면 삼일만에 찾은 사람 후기를 보고, 삼일만에 못찾으면 일주일만에 찾은 사람 후기를 보면서
희망 가지시고 열흘,보름, 한달 이렇게 늘려가주세요..
저는 마지노선 한달을 정하고 찾아다녔는데요..
이 땡볕에 하루에 12시간 이상 걸어다니며 전단 붙이고 다니니깐 너무 힘들어서 포기할까? 하는 마음 들때마다 우리 찡이가 저한테 어떤존재였는지 생각하면서 우리 찡이는 내곁에서 태어나 나랑 5년을 살았는데 난 어떻게 포기하겠다는 생각을 할까? 하니까 희안하게 힘이 나더라구요ㅎㅎ
일단 제가 쓴 방법은 여기까지였는데 혹시 또 생각나면 추가할께요.
그리고 이건 제 경험담은 아닌데요. 전단지 붙이고 있으니 어떤 주민분께서 말씀해주셨어요.
그분도 아이를 잃어버려 급한데로 전단지 100장정도 들고나가서 초등학교랑 학원앞에서 저학년 아이들에게 뿌렸더니 7시간만에 찾았다고.
놀이터에서 애들이랑 같이 놀다가 전단지 보고 연락해줬데요.
잃어버린지 얼마 안되셨거나, 친화력있는 아이라면 괜찮은 방법같아요.
잃어버렸다가 다시 찾은 우리찡이는 대문밖 최대이동거리가 5M였어요.
그렇게 잃어버린 개는 못 찾는다고 포기하라고 하신 분들이 참 많았는데요.
포기안하고 찾아다녔더니 결국 6일만에 찾았네요.
저보다 더 오래 걸려 찾으신 분들도 많아요.
포기하지 말고 얼릉 찾으셔서 행복해지세요! ^^
행복이가 집 나간지 4일째입니다. 찡이 재회 성공담을 보며, 6일 안에는 만날 수 있겠지..하고 희망을 가져봅니다. 내일 또 비가 온다는데.. 우리 아들이 어디서 뭘하고 있을지.. 하지만 엄마가 주저앉으면 안되니까.. 다시 힘내서 내일도 뛰어야죠. 저도 하루빨리 재회성공담..올리고 싶네요..
위현아님 2011.07.30. 20:50 삭제
저는어제미용을맡겼다가 아이를잃어버렸습니다.어찌해야할지모르겟습니다.눈물만나고 날밝음 다시나가보려구요 비도많이오는데 울 애기 비맞고 다니지나안는지 차에 치인건 아닌지 걱정되고 눈물만 납니다 잃어버린강아지를찾으셧다니 다행이네요 저도 꼭찾을겁니다
황지영님 2011.06.29. 04:59 삭제
제 글에 답글 남겨주셨을 때에 잘 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어찌 되셨나 궁금해서..재회 성공담을 자주 봤답니다.
비가 오는 우중충 한 날씨에 이렇게 반가운 소식이 있네요.
이제 더 사랑하시고 행복하셔야 되요!! 축하합니다.
정석찬님 2011.06.24. 19:08 삭제
오늘이 6일째입니다. 비가와도 전단 작업은 계속하고 있는데 생각처럼 빨리 붙여지지가 않네요. 비가 안오는 화요일엔 연가를 내고 아침부터 열심히 붙여보려고합니다. 찡이맘님 정말정말 부럽네요. 울 꽃님이도 어여 우리 품안에 오길 기도하네요. 축하드려요. 기운 듬뿍 얻고 갑니다!
짱아언니님 2011.06.24. 11:41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