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루루 | 2011.08.02. 02:15 | 글번호 397
신림동에서 요크셔 잃어버렸다고 했던 사람입니다.
비가 많이 오던 지난 주 목요일에 집주변에서 실종되어 하루하루 미친듯이 피말리게 아이를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였고
마음과 몸이 몹시도 지쳐잇었습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동구협, 유기견센터, 동물보호관리시스템, 이곳 강사모, 유기견카페 등 사이트 매일 매시간 뒤지는 것은 물론,
집 주변과 관악구내 모든 동물병원, 애견샵에 돌릴 전단지를 컬러로 200여장, 비가와서 번질까봐 코팅까지 해가면서
했던 저였습니다. 소방서 등에도 부탁했고, 이곳저곳 전봇대는 다 붙였네요. 남자친구가 도와줘서 망정이지 저 혼자는
도저히 감당이 안되는 사건이었습니다. 3년을 같이 해온 녀석이기에....가족이기에 더 처절했습니다.
무엇보다 장난으로 아기에게 좀 실수를 해서 애가 아팠는데, 그것이 다 낫기도전에 없어져서, 글구 현관을 열어둔 게
다름아닌 저여서 죄책감으로 하루하루 살았고,,,,,,,매일 빌었어요, 기도했죠. 진짜 장군이 돌아오게 해달라고....
열심히 살테니까 장군이만 돌아오게 해달라고....
근데 문제는 하루하루 지나갈수록 희망이 아닌 포기라는 단어만 떠올랐습니다.
이미 몸과 마음이 .... 지쳐있던거죠, 그래도 일주일이라도 버텨보자 그랬는데
오늘..관악구내 모든 병원과 애견샵들 돌고 집주변에도 떼진데 붙이고 또 붙이고 하루가 지나고
실종당시 목격자들이 어떤 남자가 데려갔다는 말을 해주었기에..
지금쯤 잘 지내고있겠지, 밥잘먹고 잘 키워주겠지.....라는 생각에.. 잊기로 했죠. 일주일이 안된 시점에서 포기라는 건
정말 이른 것인데 말이죠........그 아이를 잊기로 마음먹고 폭풍눈물 다시 흘리고....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애견들 분실하는 주인들 마음이 모두 그러하듯.
전단지 한장한장에도 간절하고,. 매일 매일 울었고 잠도 못자고 그랬어요. 발이 부르트도록 다녔고.
6일자되는 오늘. 밤 12시가 넘어서 전화한통이 왔어요. 집주변의 24시 동물병원이래요. 전단지와 비슷한 강아지니 와서
확인해보라는 거였죠. 제가 귀찮게 여러가지 특징을 다 물어보니......세상에나.......다 맞았어요............
심장은 미친듯이 쿵쾅쿵쾅 거리기 시작했고,,, 지갑이랑 폰만 챙기고 부리나케 택시를 잡아 병원으로 갔어요.
또 눈물의 상봉. 미친듯이 울었어요. 밤 11시에 떨고있는 아기를 발견하셔서 직접 목욕시켜주시고 밥까지 주신
너무나 맘조으신 부부셨어요. 명함이나 연락처좀 달라니 한사코 거부하셔서.........아 더 말해볼걸...ㅠㅠ
무튼 데리고 곧장 집에와서 물부터 먹더군요. 아 쪼그만게...........5일동안 도대체 뭘 먹고 어디서 잔 걸까요????????..
아 말라있어요.....밥잘못먹었겠져....쓰레기 뒤지고 있었나부죠..ㅠㅠ
사고안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라는 주민의 말도 맞구...
아, 5일동안의 악몽같은 기억, 죽어서라도 잊지 못할 최악의 사건입니다. 남친은 다신 애완견안키운다는 말까지 했을 정도니
제 상태는 불보듯 뻔하죠.
진짜 한번당해봐야 그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듯.... 이번사건으로 많은 감정과 생각들이 일었죠.
진짜 내가 낳은 내새끼면....잃어버릴때 그 심정이란............미치죠. 정말.
그리고 알아보니
대부분의 애완견들이 현관이 열린 틈을 타 집을 나갔다는 공통점... 그러니 여름이라도 현관을 열어두지 말것!!!!!
목걸이, 마이크로 칩 꼭 할것!!!!!!!!(목걸이라도..............)
그리고...일주일안에 포기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는 것.
사람이 마음과 몸이 힘들면,,, 어쩔수 없자나요..... 하지만 하는데까지 해봐야한다는 말입니다.
계속 들었던 생각은..... 하는데까지 해보고, 안 오면 거기까지 우리의 인연이다 라고 말입니다.
그러니까 하는데까지 해보자고. 힘닿는데까지.
모두 힘내세요. 잃어버린 분들 모두 병원부터 붙이시고...대부분 병원에 데려다 주는 거니깐요.....
낼 병원에 가봐야겠네요. 이상이 없나해서요....
대자로 뻗어자고 있는 아이를 보니 영락없이 우리 아기 맞군요......-_-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