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모란앵무를 3일째에 찾았습니다.

이예린 | 2011.08.12. 20:12 | 글번호 399

 

8월 9일 오후 5시쯤 엄마와 함께 나간 모란앵무 구름이가 그대로 실종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한번도 날아간 적이 없어 방심한 엄마가 산책에 데려갔다가 없어졌었는데요 ㅠ_ㅠ
나무를 옮겨다니다 나무가 무성한 산책로로 날아간 뒤 행방이 묘연해진 뒤 하루종일 찾아다녔는데도 나오지 않았답니다. 이날 밤 트위터로 남자친구가 몇몇 메이저분들께 사연을 퍼뜨려줄것을 요청했고 저도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사연을 알렸구요.


8월 10일 아침이면 일어나 우는 새의 특성을 생각해 5시에 일어나 이름을 부르며 찾았지만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회사에서 돌아와 오후 6시 반부터 어두워져서 새들이 잠들 때까지 찾았습니다. 하지만 나타나지 않았어요 ㅠㅠ
게다가 파란 새와 무성한 나무 매미소리에 평소 시끄럽다고 생각했던 앵무새 소리도 전혀 들을 수가 없었습니다. 나무 사이로 들어간 새를 찾는다는건 불가능한것 같아요ㅠㅠ
인터넷에서 새장에 다시 들어왔다는 제보를 받고 새장을 날아갔던 산책로 쪽 나무에 걸어뒀어요. 나올때마다 체크했지만 흔적도 없었고 ㅠㅠ
원래 이름부른다고 오지는 않았기 때문에 유튜브에서 모란앵무가 노래부르는 영상을 찾아 틀어놓고 돌아다녔어요. 다른 분이 같이 사는 모란이의 목소리를 들려줘서 유도했다는 글을 봤거든요.

계속 이렇게 미친듯이 돌아다니는 바람에 근처 아파트 경비아저씨분과 아침에 개인정원을 돌보시는 분, 뻥튀기 아주머니께서 계속 물어보시고 ㅠㅠㅠㅠ 관심가져주시구 그랬어요ㅠㅠ
그리고 이 날 트위터와 다음,네이버의 애완조 카페에 글을 올리고 동물병원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그리고 트위터로 더 사연을 퍼뜨렸구요.


8월 11일 새벽과 오후 둘 다 허탕을 치고 돌아와 밤 10시쯤 어떤 분이 트위터를 통해 연락을 주셨습니다. 점심대에 근처 번화가 5층 카페에서 식사를 하던 언니가 새 사진을 찍었는데 저희 새랑 용모가 비슷하다는 제보였어요!! 저는 새라 나무와 새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뒤지고 다녔는데 아이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날라갔더라구요 ㅠ_ㅠ ...
얘도 사람을 찾으려면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는지.
전면이 유리로 된 카페였는데 거기에 사람이 앉아있는 모습을 보고 바깥에서 들어오려고 했다더라구요. 아 ㅠㅠ정말 가슴이 아파서 ㅠㅠ 하지만 거의 죽지 않을까 하는 심정에 비참해 하던 때에 이 제보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날 점심때 이 곳 동물보호센터 및 동물관리시스템에 사진과 사연을 올렸습니다. 다음날 붙이려고 전단지도 여러장 만들었구요.
전단지를 만드는데 사진이 무슨 영정사진같아서 ㅠㅠㅠ........정말 슬펐어요.


8월 12일 회사에 휴가를 내고 새벽같이 번화가에 나가 모이통을 들고 아이를 찾는데 ㅠㅠ
나타나지 않더라구요. 이름을 불러도 대답도 없고. 이때 사정을 딱하게 여긴 11일 제보처 빌딩 주인 아저씨께서 옥상에도 올려보내주시고 더 윗쪽도 찾아주셨는데 없길래 정말 비참한 기분이었습니다 ㅠㅠㅠ 건물 근처 분들께 전단지를 돌리고 일하시는 환경미화원분과 택시기사아저씨에게도 전단지를 보여드리고. 전 새를 어떻게 찾냐며 비웃으실줄 알았는데 다들 관심을 가져주시더라구요ㅠㅠㅠ
어쨌든 너무 허기가 지고 비도와서 다시 채비를 하고 나오는 참에 인터넷에 올린 제보중 한곳을 보시고 저희 집에서 5정거장 정도 떨어진 삼성동 도심 공항 터미널 안내 데스크에서 아이를 보관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깨문다는걸 듣고 저희 아이가 맞다고 확신 한 후 가서 데려왔어요 ㅠㅠㅠㅠ 사정을 들어보니 어젯 밤 근처 나무에 앉아있던 걸 일하시던 분이 잡았고 오늘 유기동물센터에 보내려다 인터넷에 뜬 신고를 보셨다고 해요.


날아가버린 새를 어떻게 찾아? 하는 마음에 사실 찾을 수 있을거란 생각은 거의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인터넷에서 새를 잃어버린 사람들이 의외로 너무나 빨리, 그리고 쉽게 포기한다는말을 봤어요. 전단지, 주위사람, 인터넷, 신문공고 가능한 모든 수단을 취해서 찾아봐야한다고.
친구들도 인터넷을 보고 이런저런 방법을 써보라고 일러줘서 힘이 됐구요.
트위터로 매일매일 들어오는 응원 메세지도 도움이 됐고 제보로도 이어졌구요!


물론 제가 한 행동의 80% (주로 나가서 찾기)는 별로 의미가 없었어요ㅠㅠ
산책로에서 3분거리의 번화가, 그리고 삼성동까지. 전혀 아이의 행방이 잡히지 않았구요.
정말 생각보다 애완조의 행동반경이 무척 넓더라구요.
하지만 결국 그러한 행동들이 모여서 제보로 이어졌고 ㅠ 무사히 아이를 찾을 수 있지 않았나 합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꿈만 같네요. 꼭 모든 분들의 반려동물이 집으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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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8시 반쯤에 동생이 학교가는 길에 현관으로 모란앵무 두마리 중 한마리가 나가서 못찾는 중인데 이글이 많은 힘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저희 집 홍이도 꼭 돌아올꺼라고 빌어주세요
이윤지님 2012.05.17. 10:57 삭제

앵무새가 인형같아요~ 잘키우세요^^
동물좋아님 2011.11.28. 18:50 삭제

와 .. 정말 신기하네요!! 글보니까 얼마나 슬퍼하셨을지 상상이 가네요. 전 새는 아니고 강아지를 키우지만 한번 잃어버렸다 찾은경험이 있어서 글보고 가요. 새가 참 이쁘네요^^그래도 새는 날아다니니까 찻길위험걱정은 덜하셨겠어요. 여튼 축하드려요!!
쭈시스터님 2011.08.22. 20:09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