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 | 2012.08.07. 10:32 | 글번호 482
잃은양 한마리 찾느라 애통해하신 하나님께서 저의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8월 5일... 수술하신 아버지의 안정을 위해 울집 코카 애니를 일산에 맡겼습니다.
생전 처음 고속도로를 타 본 애니가 긴장해서 제 다리에 고개를 푹 묻고 엎드리더라구요.. 그래도 다시 볼 수 있으니까 괜찮아 하고 위안 삼았습니다.
근데 맡기고 올 때 애니가 깽깽 울더라구요... 한번도 그렇게 눈물 콧물 침 질질 흘리면서 운 적이 없었어요.ㅠㅠ
그날 아침 밥도 안 먹고 배탈 나서 설사만 하더라구요...ㅠㅠ 얼마나 맘이 아팠는디,....
그런데 그 다음날 애니가 쇠사슬을 끊고 탈출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ㅠㅠ 그 귀여운 아이가 객지에서 얼마나 고생하고 있었을까요...
말을 들어 보니 그날 새벽에 준 사료와 감자를 모조리 먹었다고 합니다. 그 전날까진 아무것도 못 먹던 아이였는데 말이죠. 나름 탈출 계획을 세웠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서울 사는데 그 먼 일산까지 전단지 20장만 가지고 외곽순환고속도로 타고 무작정 달렸습니다. 혹시 몰라서 아버지 옷도 챙겼죠. 냄새 풍기려고..
마을이 좁은데 산이 있고 큰 개들도 많아서 위험요소가 적지 않은 환경이었습니다. 그냥 보이는 전신주에 전단지 붙이면서 강아지 이름 부르고 6시간을 찾아다녔습니다. 그 땡볕 아래서 저녁도 못 먹구요...그냥 목이 쉬도록 부르고 다녔습니다.
못 찾고 철수하는데 혼자 무섭게 객지에서 밤을 보낼 애니가 불쌍해서 그냥 울었습니다.
집에 도착해 잠을 청하려는데 애니 생각이 나서 또 울었습니다.ㅠㅠㅠ
그리고 오늘 아침.. 일산동구의 모든 동물병원에 실종신고를 하려고 10시가 되기를 기다리는데.. 어머니께 전화가 온 겁니다!! 애니를 찾았다고!!!
애니를 맡겼던 사슴농장에 애니가 들어와 있더라는 것입니다!!!!
애니 다시 데려오려구요. 이젠 절대 가출 안하게 합니다.
그 아이 데려오면 샴푸로 정성껏 깨끗이 씻겨주고 맛난 건빵 먹여야겠네요.ㅎㅎ^^ 예쁜 옷도 입히구요. 돌아온 탕자의 일화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