얌초사랑 | 2015.07.16. 11:37 | 글번호 680
사실.. 많이 힘들었어요..
매일 오후 6시 퇴근해서 1시간 반정도 자고 일어나,
통덫 들고, 차 안에서 새벽 5시까지 잠복했다가.. 허탕치기를 보름..
비도 내리고, 내 마음에 절망과 후회로 가득차서 힘들고 지쳤지만..
그래도, 가끔씩 얼굴 내비치는 유키를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던 하루하루..
삼일전, 유키가 누렁이랑 통덫 근처에 몇초간 잠깐 스쳐지나갔고..
그 뒤로, 이틀동안 장맛비가 쏟아지던 날은 보이지도 않던 유키..
어제는, 이상하게도 늘 잠이 부족하던 내가..
잠도 오지 않고..
비도 내리지 않아, 왠지 오늘은 유키가 나타나지 않을까.. 하는 묘한 가슴두근거림이 있었죠..
한참을 잠복하고 있는데.. 갑자기 통덫 근처로 나타난 유키..
차 안에서 저는 가위를 들고 숨죽이고 있었죠..(통덫을 수동으로 해놓아서, 팽팽하게 통덫문을 땡기고 있는 줄을 잘라야 통덫문이 닫히거든요)
얼마나 경계를 하는지 15분 동안을 통덫 주변에 앉아만 있는데..
혹시나 다른 고양이가 나타날까, 사람이나 차가 지나가서 유키가 놀라 도망가지는 않을까..
유키야, 제발 통덫 안으로 들어와.. 온갖 기도를 하면서 기다리던 찰나..
유키가 통덫안으로 들어갔어요..
머리를 숙이고 먹이를 먹고 있을 때, 드디어 줄을 잘랐죠!
이번에 구매한 성능좋은 통덫!!
한번에 유키를 잡고.. 다행히, 날뛰고 그러진 않고 얌전히 있더라구요..
집에서 있던 신랑 전화해서 유키 집으로 데려온 뒤..
우선 목욕부터 시켰어요..
16일 동안 얼마나 힘들었으면, 우리집 막내 테니보다도 더 작고 말라있더라구요..
드라이 하고, 닭가슴살에 참치캔, 사료 섞어서 주니.. 다 먹네요..
그러면서도 가끔씩 하는 하악질~~ㅋㅋ
오늘 아침에는 밥 주는데, 스스로 걸어와서 다른 아이들하고 같이 밥도 먹고..
나름, 조금씩 안정을 취해가는 것 같아요.
정말, 잠시도 방심하면 안되고..
방문창 있다고 생각해서 안심했는데, 2중.3중으로 더 철저하게 해야해요!(정말 크게 깨달았어요ㅜㅜ)
오늘은 퇴근하고 유키 데리고 병원에 가보려구요..
그동안, 유키 찾을 수 있게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모든분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제가 유키를 찾았던 일이, 지금 아이를 잃어버리고 찾고 계시는 모든 분들에게
희망이 되어 꼭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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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4 오후 : 진이가 열어놓은 방충망 사이로 집 나감
6/25 12시경 : 집 옆 폐가에서 만나 두번 손으로 잡으려다 놓침
6/26 오후 6시경 : 집 옆 담에서 도망가는 모습 포착
6/30 새벽 3시경 : 집 옆 식당근처에서 발견
7/1 새벽 4시 40분경 : 통덫 놓고 잠복하는데 통덫 안에 들어감.
통덫 철문 작동 불량으로 유키 놀라서 도망감
7/2 밤 11시 20분경 : 새로 구매한 통덫 근처로 스쳐지나감
7/4 오후 6시경 : 집 옆 폐가 근처에서 발견
7/6 밤 10시 50분경 : 누렁이와 함께 통덫 주변에 10여초 있다가 스쳐지나감
7/9 밤 10시 50분경 : 통덫에 나타남. 유키 잡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