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갱이 | 2016.09.21. 17:48 | 글번호 765
저희는 이사온 당일 지하주차장에서 아이가 도망가는 바람에 어디에서 찾을지도 막막해 폐닉상태에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양이 탐정한테도 연락해 고양이를 분실한 것에 대해 질책과 조언을 받으며, 결국 3주가 다되어 갈 무렵에 잃어버렸던 그 주차장에서 아이와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고양이 탐정한테 조언받은대로 잃어버린 주자장 전방 30m 안에 사료를 서너군데 두었고, 낮에 부산할 때에는 이름을 부르지 않고 새벽 조용한 시간에 찾으러 다녔지만 헛탕이었습니다.
주변 버스정류장, 편의점, 공원 등지에 전단지를 붙이고 연락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연락은 없고 누군가가 데려가 잘 있기를 바라며 기도했습니다. 점점 싸늘해 지는 날에 밖에서 춥고 배고프지 않기를...
그 무렵 기적처럼 우리 고양이 샤샤를 다시 만날 수 있었습니다.
퇴근 후 주차장으로 들어오는데 남편이 흰고양이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우리 샤샤인것 같다고... 남편 팔목을 붙잡고 흥분하지 말자고 재차 다짐 후 얼른 차를 세우고 늘 가지고 다니던 전단지와 사료봉투에서 사료를 꺼내 차 밑으로 간 아이가 나올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아이 다루듯 이름을 부르자 대답하는 소리를 듣고 그만 울컥할 뻔 했습니다. 차 밑 밖으로 나오는 아이가 우리 샤샤였습니다. 아이가 사료를 먹을 때까지 기다렸다 한번에 안았습니다. 얼마나 고생했는지 기운도 없어 반항도 않고 먹지도 못했는지 피골이 상접해가지고...ㅜㅜ 맘아파 죽는줄 알았습니다.
당일 미용한 상태로 도망쳐서 털도 없어 추울까봐 걱정했는데... 발도 완전 시커먼 양말을 신고돌아와서는...ㅎㅎㅎ
오늘 홈캠으로 보니 하루종일 잠만잡니다.
반려동물 잃어버리신 모든 분께 희망을 잃지 않으시길 바라며, 아이를 잃어버린 우울한 마음은 자신을 더 힘들게 합니다. 기운내십시요~! 꼭 당신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올겁니다.